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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정재은 / JEONG Jae-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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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국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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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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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8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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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특별전 1
시놉시스
서울 동쪽 끝, 거대한 아파트 단지. 그곳은 오래도록 고양이와 사람 들이 함께 마음껏 뛰놀고 사랑과 기쁨을 주었던 모두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재건축을 앞두고 곧 철거될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양이와 사람의 행복한 작별을 위한 아름다운 분투가 시작된다.
프로그램 노트
<고양이들의 아파트>의 카메라는 (의도적인 몇 순간을 제외하면) 좀체 의식되지 않는다. 카메라 뒤 주체의 존재감 역시 희미하게 지워져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둔촌 주공의 길고양이들과 아파트의 캣맘들,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둔촌냥이’ 활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다.
이러한 중립적 시선은 길고양이를 돌봄을 받아야 하는 객체가 아닌 독립적인 삶의 주체로 바라보도록 자연스레 이끈다. 이를 위해 고양이의 눈높이에 카메라의 시선을 맞추는 적극적인 순간도 존재한다. 오랜 보금자리가 곧 허물어질 것을 모르는 길고양이들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인간의 의지가 개입될 수밖에 없고 그 선택을 둘러싼 갈등 역시 필연적일 테지만, 이 다큐는 이를 극적으로 외화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2년이 넘는 지긋한 기간 동안 둔촌 주공을 담아온 정재은 감독이 던지는 질문은 보다 두텁고 첨예한 것이다. ‘공간은 누구의 소유인가.’ 길고양이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 이 다큐멘터리는 인간 동물이 점유한 도시 공간으로, 새와 같은 또 다른 비인간 동물종과 자연으로 이슈를 확장하며 공생이라는 화두에 마침내 도착한다. 철거가 시작된 둔촌 주공의 살풍경을 담아낸 마지막 드론 숏은 이 영화가 가장 분명한 어조로 우리에게 시도하는 말 걸기다. (김현민)
감독 정보
정재은 / JEONG Jae-eun
<고양이를 부탁해>(2001)로 데뷔하였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을 받고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2011년 이후 도시와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말하는 건축가>(2011), <말하는 건축 시티:홀>(2012), <아파트 생태계>(2017), <고양이들의 아파트>(2020) 등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