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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티에슈 / Kristin TIÈCHE
미국
2025
89분
SAFF 쟁점
코로나 이후 공포의 대상이 된 박쥐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도시의 주차장에서 박쥐를 마주친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프릭 박사가 중심이 된 여성 과학자 팀은 북미 전역의 박쥐 개체군을 황폐화시키는 질병에 맞서 ‘박쥐 살찌우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중단되고, 연구팀은 박쥐를 향한 두려움과 잘못된 정보 확산과도 싸워야 한다.
※ 아시안 프리미어
<박쥐, 알려지지 않은 포유류>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만 인식되거나, 그조차도 주목받지 못한 채 일상의 시선 밖에 머물러온 박쥐를 다시 보게 하는 영화다. 영화는 박쥐가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이유는 박쥐의 생태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의도적으로 시선을 거두어 온 역사 때문이다. 영화는 드러나지 않았던 생명과 그 생명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들의 얼굴을 포착한다. 도시 생태계에서 박쥐가 겪는 폭력을 막고 다친 개체를 치료하는 활동가,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손길이 영화의 또 다른 중심을 이룬다. 주로 여성으로 구성된 과학자 팀은 줄어드는 박쥐 개체수를 보호할 방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자연과 세계의 진실을 대하는 과학자의 태도에 대해 함께 사유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코로나19 이후 박쥐는 전 세계의 혐오와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재난과 전염병의 책임은 박쥐를 비롯한 어떤 야생동물에게도 있지 않다. 오히려 인간이 동물과의 관계를 성찰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착취를 이어온 결과다. 영화는 전염병과 혐오의 시대를 견디며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는 박쥐의 모습을 통해, 생명에 대한 감각과 책임을 새롭게 일깨운다. (프로그래머 황미요조)
크리스틴 티에슈 / Kristin TIÈCHE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감독 겸 편집자다. 지속 가능성과 과학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관객의 행동을 촉구하는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을 전문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