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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 / PARK Beom-su
한국
2024
120분
SAFF 포커스
1999년 세기말, 거제의 댄스 콤비 필선과 미나는 댄스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에서 전학 온 치어리더 세현을 내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그렇게 9명의 멤버들(그리고 강아지 봉구!)가 모여 얼렁뚱땅 탄생한 밀레니엄 걸즈. 만년 꼴찌 거제상고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끌어야만 하는데…
<빅토리>는 1999년, 춤을 사랑하는 9명의 멤버들과 강아지 ‘봉구’가 모여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를 만들어가는 여정을 그린다. 열정과 우정의 서사만으로도 유쾌한 청춘영화이지만, 그 안에는 평범한 존재들이 만드는 단단한 일상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과의 연대가 담겨 있다. 이 단단하고 따뜻한 시선은 ‘봉구’에게도 향하고 ‘봉구’ 또한 응답한다. 영화에서 봉구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밀레니엄 걸즈’라는 이름이 만들어지는 순간에도 봉구는 다른 구성원들과 동등하게 소파에 앉아 회의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는 매 순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그는 영화 속 세계의 일부로 존중받는다.
카라 서울동물영화제는 2024년 국내 영화·드라마 307편 중 269편을 모니터링하고, 동물이 출연한 102편의 제작사에 공문을 보내 안전한 촬영 여부를 확인했다. 그중 <빅토리>는 가장 충실하고 책임감 있는 답변을 제출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제작진은 카라의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공유하며, 촬영 현장에는 ‘봉구’만을 전담하는 스태프를 배치했다. 전담 스태프는 촬영 전 3개월간 전문 훈련사와 함께 봉구와 유대감을 쌓으며 안전과 복지에 최선을 다했다. 제작진의 진심과 노력은 엔딩 크레딧에서도 잘 드러난다. 크레딧에는 봉구와 관련된 보호소, 훈련센터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동물영화제는 영화가 담은 의미를 관객에게 온전하게 전할 수 있도록 영화 제작 과정뿐만 아니라 영화제 운영 과정에서도 동물을 해치지 않는 방식을 지향한다. <빅토리>가 전하는 연대와 응원의 에너지는 그 철학과 맞닿아 있다. 영화 속 누구 하나 배제되지 않고 온전하게 전해지는 이 마음, 그것이 진정한 ‘빅토리’다. (동물권행동 카라 서울동물영화제팀 활동가 권나미)
박범수 / PARK Beom-su
장편 데뷔작 <레드카펫>(2013)에 이어 <싱글 인 서울>(2023), <빅토리>를 연출했다. <빅토리>는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조연상(현봉식)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