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이 괜찮으면 좋겠습니다 2.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 복운석 감독

2024.09.26

스태프들이 잘 모르고 고양이들을 자꾸 만져요. 동물들에게 굉장히 스트레스거든요. 그들도 연기자인데.

복운석 감독은 고양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찍은 적이 있습니다. 바로 2019년 개봉작 〈나만 없어 고양이〉 (복운석⋅신혜진)입니다. 이 영화는 드물게도 ‘고양이’를 향한 호의와 애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곧 동물을 존중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듯, 불편한 장면도 일부 등장합니다. (다행히 영화에 출연한 고양이들은 어떠한 해도 입지 않았으며, 지금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복운석 감독은 카라의 인터뷰 제안을 선뜻 승낙한 이유로 “동물 촬영을 고려 중인 창작자 동료들에게 그때 알았다면 좋았을 내용들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양이 배우와 함께한 연출자의 용기 있고 솔직한 교훈들을 전합니다.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독자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고양이 집사이자 영화감독 복운석입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단편 영화 연출을 하다가, 운이 좋게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서 지원금을 받아서 2019년에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로 입봉을 하게 됐죠.

집사셨군요!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도 소개해 주세요.

이름은 ‘이복’이라고 하는데요. 워낙 조용해서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제가 〈나만 없어 고양이〉를 찍고 나서 바로 입양한 친구입니다. 사실 영화 찍기 전엔 고양이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근데 찍으면서 고양이가 너무 좋아져서 입양하게 됐네요.
아, 저희 영화 오프닝에 보면 아기 고양이가 고전 영화 속 MGM 오프닝 타이틀처럼 어흥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친구가 저희 이복이입니다. 자고 일어났을 때 하품을 항상 하거든요. 아기 고양이의 낮잠 후 하품의 순간을 포착해서 찍은 장면이에요. 전혀 괴롭히거나 스트레스 없이, 네. (웃음)

고양이가 주인공인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가 고양이에 대한 호감을 자아내는 영화잖아요. 감독님이 그 첫 당사자셨네요. 그럼 바로 작품 이야기를 해볼까요? 네 마리의 고양이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생긴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이렇게 ‘고양이’가 딱 중심에 있는 영화는 어떻게 탄생한 건가요?

공동 연출한 신혜진 감독님이 고양이를 키우고 계셨고 박근영 프로듀서님이 고양이를 되게 좋아했어요. 사람과 고양이가 만나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한 번 찍어보자! 하고 의기투합해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의 한 장면(사진 제공: 복운석)

그러면 애초에 영화의 네 가지 이야기도 ‘고양이와 사람이 만난다’는 상황과 컨셉을 중심으로 개발이 되었던 거네요.

네, “고양이가 완전히 주인공이다”라는 카피로 시작했는데, 사실은 인간 중심의 이야기 구조를 뜰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고양이 친구들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나 그런 부분들 때문에 되게 좀 쉽지 않은 촬영이었습니다. 그래도 고양이는 무척 사랑스러웠죠.

고양이 배우들의 섭외와 촬영 과정은 어땠나요?

사전에 굉장히 많이 알아봤거든요. 동물 배우 에이전시도 알아보고. 근데 전문 에이전시가 오히려 더 못 돌보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촬영을 위해 다리에 끈을 묶는다든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그건 좀 아니지 않나 고민하던 차에 결국 저희가 직접 고양이 카페에서 집사님들 대상으로 배우 모집을 했어요. 사람들 사이에 있는 걸 싫어하면 촬영 현장이 부대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간과 친화력이 강한 고양이 친구들을 우선으로 찾았고요. 공격성이 적고 서로 스킨십을 해도 무리가 없는 고양이를 찾았었습니다.

고양이 배우와 촬영하면서 특별히 고려하신 건 어떤 것이었을까요?

고양이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요구할 수 없는 동물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기다렸죠. 그래서 사람 배우분들이 힘드셨어요. 대기도 오래 하시고. 고양이 배우들 분량을 먼저 찍고 사람 분량 따로 몰아 찍는 식으로 스케줄을 조정하려고 하긴 했지만요. 자꾸 반성할 점만 생각이 나네요.

어떤 부분이 그렇게 아쉬우세요.

야외 길거리에서 찍은 씬이 있어요. 지금은 많이 반성하고 있죠. 그 고양이 배우가 활동적인 성격은 아니라 많이 움직이지 않았고 다행히 무사히 촬영이 끝났지만 ‘이거 자칫 잘못했으면 큰 사고로 연결되었겠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요. 더 조심해야 했죠.
당시에는 크게 잘못했다고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 영화 찍고 관객분들께 지적을 받고, 카라 활동가분들과도 이야기 나누면서 ‘내가 너무 무지했구나’ 뒤늦게 깨달았어요. 인지하기 전과 후가 완전히 달라지더군요. 더구나 지금은 고양이랑 함께 살고 있잖아요. 집사로서 그때 출연했던 고양이 친구들에게 충분히 잘해줬던 게 맞나, 뭐 이런 생각도 들고요.

인지가 완전히 달라지다니 신기해요. 어떤 경험인지 좀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관심의 문제였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 쓰기 전에 워낙 많은 취재를 하다 보니까 〈나만 없어 고양이〉를 찍기 전엔 몰랐던 동물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촬영장에서 최대한 노력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부족한 게 많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영화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 펫샵이 나와요. 그 역시 동물권에 대한 인지가 없었기 때문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지금도 가장 아쉬운 장면 중에 하나고 패착이었다고 생각해요. 펫샵이 동물들을 공장처럼 찍어내고 돈 주고 매매하는 곳이잖아요. 극 중의 주인공은 그냥 순수하게 고양이를 예뻐해서 거기서 입양을 하지만 저희 문제의식이 너무 가벼웠지요.
사실 그 펫샵 장면 때문에 인터넷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욕을 먹었거든요. 처음엔 약간 원망스러운 마음도 들었는데, 제가 그다음 시나리오 쓰면서는 카라 자문도 받고 하면서 ‘그때 정말 뭘 몰랐구나’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집에서도 저희 딸이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왜 동물들을 저렇게 대하는 거야!” 막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 ‘아 그분들의 분노도 이런 거였겠구나’ 하며 공감이 가고, 저도 동물 출연 장면을 유심히 보게 되고 혹시 아는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이 있으면 전화해서 그렇게 찍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죠.

정말 큰 변화네요. 창작자분들께 그렇게 이야기해주신다니 희망적이기도 해요. 〈나만 없어 고양이〉에 대해 아쉬운 점 위주로 얘기를 해 주셨는데, 자랑해 주실만 한 부분은 없나요. 저는 고양이를 희화화하거나 신비화하지 않고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담아서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 부분은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극장 관객은 적었지만 OTT 통해서 계속 보고 계시거든요. 저희 영화가 인간이 고양이와 가까워지는 데 작은 계기는 되지 않았을까…

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

만약 2024년에 이 영화를 다시 찍는다면 뭘 가장 바꾸고 싶으세요?

스태프 교육이요. 저는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영화 산업 내 성폭력 예방 교육 같은 경우에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실행하고 스태프들이 모두 듣고 이수를 받아야 하잖아요. 동물권 교육도 그런 인증을 필수로 해야 하지 않을까. 동물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영화라고 하면 교육을 이수해야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식으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어요?

사실 고양이나 동물 배우들이 너무 예쁘거든요. 스태프들이 지나가면서 자꾸 만져요. 잘 모르니까 그러는 건데 그게 동물들에게 굉장히 스트레스거든요. 그들도 연기자인데. 지금 다시 찍는다면 그런 지점을 스태프들과 촬영 전에 더 세심히 이야기 나눌 것 같아요. 신경 쓰지 않았던 사람에겐 이 중요성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되니까요. 제가 고양이들 좀 가만히 쉬게 두어달라고 말하다가 스태프와 갈등을 빚게 되는 경우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표준화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서로 사전에 인식 수준을 맞추고, 조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인간은 싫으면 말을 할 수 있잖아요. 근데 동물들은 그럴 수 없단 걸 사실 사람들이 잘 몰라요.
이런 건 영진위가 좀 움직여주면 좋겠어요. 성폭력 예방 교육도 영진위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스태프들이 이수하는 방식이거든요. 동물권에 대해서도 그런 인식을 갖고 접근하면 좋겠어요.

교육이 첫 번째군요.

맞습니다. 현장에서 배우도 스태프도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작품도 좋거든요. 오해를 줄이고 동물 배우하고도 팀워크를 잘 맞추려면 교육을 통해 우리가 정확히 인지해야 해요.

동물 배우까지 다 같이 촬영진으로서 팀워크를 맞춘다는 게 확실히 동물을 소품으로 대하는 현실과 인식 자체가 다른 접근인 것 같아요.

맞아요. 결국 존중하는 인식이에요. 영화사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작품들에 동물을 잔혹하게 활용한 장면들도 나오잖아요. 사실 저도 예전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그 스토리에만 몰입해서 봤었거든요.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저 동물 제대로 찍은 게 맞나?’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근데 저뿐만이 아니라 일반 관객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린 그런 교육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저희가 선택적으로 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죠.

맞아요. 무엇보다 관객의 인식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감독님께 동물 관련 촬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거나 질문하는 창작자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일단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를 찍으면 전화해서 어떻게 케어를 했냐 뭐 이런 부분 물어보죠. 그러면 어떤 장면이 필요하신지 여쭤보고, 그런 행동은 실제 고양이로 촬영이 힘들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기도 해요. 제발 스태프랑 고양이랑 공간 분리 시켜두시라고 말씀드리고. 그리고 동물 배우들 같은 경우에는 계속 찍을 수가 없잖아요. 저희가 원하는 대로 하지도 않을뿐더러 휴식을 못 취하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서, 그건 스태프나 동물들이나 서로 안좋으니까 분리해두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은 CG할 예산이 있으면 CG를 하셔라 말씀드리죠. 제가 잘못하고 욕먹었던 사례들도 공유하고요. 욕먹는 것보다도 동물 배우들한테 조심할 게 많다고 이야기해요. 연출자는 원래 배우랑 가장 밀접하게 대화하고 소통해야 하거든요. 고양이 배우와도 촬영 전에 좀 시간을 보내거나 할 여유가 있으면 좋겠죠. 아무 친밀감 없이 갑자기 현장에서 이것저것 요구만 많이 하는 것보다는요. 저도 좀 더 시간을 보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요. 고양이 친구들이 저 좋아하긴 했던 것 같아요. 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 친구들 생각은 아니고요. (웃음)

그러고 보니 영화에 출연했던 고양이들은 잘 지내나요? 소식을 아세요?

그럼요. 저희 다 SNS로 다 교류하고 있기 때문에 근황을 알고 있고요. 집사 분들과 같이 집으로 돌아가서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친해진 고양이 친구하고는 지금도 잘 지내는지 가끔 연락하고 그래요.

가장 중요한 건 휴식 시간 보장

2000년대 중반부터 단편을 비롯해 영화 작업을 해오셨어요. 그때랑 비교해서 제작 현장의 인권, 동물권 감수성이 좀 바뀌어 가고 있나요?

일단 성평등이나 노동 시간에 대한 부분이 많이 바뀌었죠. 물론 지금도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는 장시간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좋아졌다고 볼 수 있어요. 요새는 이런 지점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기도 하고, 해외에서 작업했던 친구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제도가 바뀌기도 했어요.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단편적으로 몇 시간 교육 이수했다고 증명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건지요.

현장 환경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사람이 어렵다면 기관이나 조직이라든지요.

영향력은 제작사가 제일 크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리고 아무튼 촬영 현장에서 모든 걸 지휘하는 건 프로듀서와 연출자, 그러니까 감독이 모든 걸 움직이기 때문에 결국 그분들의 준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하시면, 시간 문제에 있어서나 누구 한 명이 덜 괴로울 수 있죠. 하지만 정답을 얘기하기 좀 어렵긴 해요. 모든 연출자들하고 모든 현장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도 제 경험에 한정된 얘기에요.

현장의 컨디션이 다 다르다는 건 어떤 건가요?

쉽게 예를 들어 돈이 많은 현장은 뷔페로 식사를 하지만 어떤 현장은 김밥만 가지고 가는 곳도 있고요. (웃음) 또 밤에 찍거나, 낮에 찍거나, 비가 오거나,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이런 것들이 이제 현장에 영향을 주는, 아주 단편적인 컨디션이죠. 그게 다른 선택을 하게 하고요.

굉장히 변수가 많은 거네요. 촬영 현장이라는 게

네 그렇죠. 배우나 감독 같은 핵심 인물들이 큰 영향을 주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휴식 시간 보장 같아요. 기본적으로 그런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야지, 현장에서 촬영했을 때 가장 좋은 그 이미지들 작업물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맞출 것 같아요.
그리고 동물 친구들도 주변의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는데, 그러면 촬영이 빨리 진행되지 않아서 결국 전체 현장의 스트레스가 가중되거든요. 물론 감독이 모든 걸 일차적으로 제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휴식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서로 부딪히며 오는 것

인터뷰 내내 동물들에게 뭔가 미안해하고 계신 것 같이 느껴졌어요. 그때 더 잘해줬어야 했다고 계속 말씀하시고요. 감독님께 동물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 이복이는 이제 가족이죠. 동물들 전체를 떠올려보면 친구 같은 존재고요. 이것도 〈나만 없어 고양이〉를 찍은 뒤로 달라진 거예요. 제가 지금 작업 중인 시나리오에도 동물이 나와요. 코끼리가 나오는데 주인공을 돕는 역할로 나오거든요.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대상, 조력자의 역할을 하게 된 게 이전과는 다르죠. CG로 작업할 예정입니다. 예전엔 사실 동물이란 저와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였고 그 친구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고 봐야죠. (잠시 쉬고) 사실은 중학교 때 제가 마당에 있는 집에서 살아서 강아지를 키웠었어요. 그때는 개장수들이 “개 사요” 하면서 돌아다니던 시절이었는데 매일 저희 집만 오면 막 개를 팔라고 그랬었어요. 어느 날 학교 끝나고 갔더니 진짜 강아지가 없는 거예요. 엄마가 팔았다고 하셔서 동생이랑 강아지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면서 막 밤에 계속 울었던 기억이 나요. 굉장히 가슴 아픈 기억이 있어요. 이제는 개 식용이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지요?

네, 개 식용 종식법이 8월부터 시행되는데, 3년의 법령 집행 유예기간은 있어요.

네 지금은 많은 부분들이 그래도 좋아졌죠. 근데 더 바뀌어야 할 부분들이 많아서 다 같이 노력하면 좋겠어요.

오늘 귀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이 인터뷰를 찾아 읽을 분들은 동물들이 촬영 현장에서 안전한지 관심이 많은 관객, 시민분들일 거예요. 아직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인식을 바꿔나가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죠. 이런 고민을 하는 창작자도 있다는 것에 무척 힘을 받으실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께 한 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관객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문제가 있다는 걸 계속 창작자들에게 인지시켜 주시니까요. 덕분에 저도 시나리오 쓰면서 기획 단계부터 촬영까지 더 조심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들을 찾게 되는 게 있거든요. 물론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관객들이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그런 목소리가 나와도 관객과 제작 현장이 서로 더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모본에도 반복해서 지적되는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그러면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동물을 존중하는 관객과 시청자분들이 소수여도 위축되지 마시고 그냥 비판하셔라, 그게 변화의 시작이고, 앞으로 서로 더 변화할 거고 더 좋아질 거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그래야 앞으로 동물들이 미디어 제작 환경에서 더 안전하게 활동하게 될 것 같습니다. (끝)


기 획 | 동물권행동 카라, 오늘의풍경
에디터 | 백희원
디자인 | 신인아, 김헵시바
사 진 | 임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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