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 애니멀 턴:동물-영화사

영화사는 중심을 세우는 동시에 한편으로 여성의 시각과 식민지-탈식민 역사 등 타자성을 기입하며 스스로를 해체하는 장이었다. 8회 서울동물영화제 특별전 '애니멀 턴: 동물-영화사'는 기존의 아카이브를 헤집어 '동물적 전환(animal turn)'을 시도하는 작은 선언이다. 동물과 영화사를 잇는 하이픈(-)은 동물영화나 동물영화사를 재현을 중심으로 구성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동물을 '다룬' 영화들의 계보학이나 재현의 연대기를 추적하는 것은 영화사가 동물을 포섭하는 방식일 뿐, 서울동물영화제가 지향하는 영화사 재구성이 아니다. 우리는 '-'(하이픈)을 통해 그 결합과 접속의 이질성을 드러내면서, 동물을 재현된 객체가 아니라 영화적 사유와 형식의 생산적 힘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동물이 영화를 사유하게 하고, 영화사가 동물과 함께 변형되는 지점을 탐색할 것이다. 이 섹션에 모인 벨라 타르, 크리스 마커, 마야 데런, 알베르투 카바우칸치, 로베르 브레송, 아그니에슈카 홀란트의 작품들은 동물을 스크린 속 소재나 상징으로 박제하는 관습적 표현을 거부하며, 동물의 존재와 함께 새로운 윤리적·미학적 지평을 모색하는 영화들이다.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 균열을 내온 동물들의 흔적을 추적하고 그 존재론적 무게를 질문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특별전의 상영작들이 이미 알려진 유명작이자 유럽 중심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은, 이 리스트의 아쉬움과 현재까지의 영화사가 지닌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더 많은 변방의 작품들을 발굴하고, 동물과 영화사의 또 다른 접속을 모색해야 함을 환기한다. 이번이 우리의 유일한 영화사 프로그램이 되지 않으리라는 믿음 속에서, 아쉽게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변방의 리스트들을 떠올리며 이 프로그램의 지속을 희망한다.

영화사는 중심을 세우는 동시에 한편으로 여성의 시각과 식민지-탈식민 역사 등 타자성을 기입하며 스스로를 해체하는 장이었다. 8회 서울동물영화제 특별전 '애니멀 턴: 동물-영화사'는 기존의 아카이브를 헤집어 '동물적 전환(animal turn)'을 시도하는 작은 선언이다. 동물과 영화사를 잇는 하이픈(-)은 동물영화나 동물영화사를 재현을 중심으로 구성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동물을 '다룬' 영화들의 계보학이나 재현의 연대기를 추적하는 것은 영화사가 동물을 포섭하는 방식일 뿐, 서울동물영화제가 지향하는 영화사 재구성이 아니다. 우리는 '-'(하이픈)을 통해 그 결합과 접속의 이질성을 드러내면서, 동물을 재현된 객체가 아니라 영화적 사유와 형식의 생산적 힘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동물이 영화를 사유하게 하고, 영화사가 동물과 함께 변형되는 지점을 탐색할 것이다. 이 섹션에 모인 벨라 타르, 크리스 마커, 마야 데런, 알베르투 카바우칸치, 로베르 브레송, 아그니에슈카 홀란트의 작품들은 동물을 스크린 속 소재나 상징으로 박제하는 관습적 표현을 거부하며, 동물의 존재와 함께 새로운 윤리적·미학적 지평을 모색하는 영화들이다.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 균열을 내온 동물들의 흔적을 추적하고 그 존재론적 무게를 질문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특별전의 상영작들이 이미 알려진 유명작이자 유럽 중심의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은, 이 리스트의 아쉬움과 현재까지의 영화사가 지닌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더 많은 변방의 작품들을 발굴하고, 동물과 영화사의 또 다른 접속을 모색해야 함을 환기한다. 이번이 우리의 유일한 영화사 프로그램이 되지 않으리라는 믿음 속에서, 아쉽게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변방의 리스트들을 떠올리며 이 프로그램의 지속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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