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서울동물영화제 'SAFF 쟁점'의 주제는 재난과 동물이다. 최근 기록적인 폭우, 장기 가뭄과 장마, 폭염, 대규모 산불 등 기후위기와 관련된 현상들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자지구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장기화·빈발하며, 인간의 편리와 발전을 위한 각종 시설 역시 생태계에 심각한 재앙을 초래하기도 한다. 기후, 전쟁, 산업, 팬데믹 등 재난 속에서 동물들은 인간보다 훨씬 큰 영향을 받으며 생명과 권리가 침해당하지만, 인간 중심의 피해 인식과 구조 활동에서 그 존재와 고통은 대부분 비가시화된다.
8회 SAFF 쟁점 프로그램은 이러한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다양한 종이 주권을 가진 다종공동체로서 재난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영화들을 모았다. 여기서 다종공동체란 인간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들이 함께 정치적 행위자이자 권리 주체로 존재하는 공동체를 뜻한다. 나아가 다종공동체로서 우리의 공동체를 윤리적·정치적으로 재구성하는 길을 탐구하는 영화들을 통해, 재난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감각과 책임을 제안한다. 사막화가 진행되는 서아프리카의 섬나라에서,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해마다 더 큰 규모로 산불이 반복되는 캘리포니아에서, 아직도 적절한 조사와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 후쿠시마의 원전사고 현장에서의 동물들의 삶을 조명하고,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생태계에 무관심하고 무지한 우리의 현재를 담은 영화들이다. 연계된 포럼에서는 재난 시 동물 구조와 대책, 다종공동체 인식과 윤리의 시급성에 대한 심도 깊고 비판적인 의견과 토론을 나눈다.


